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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9-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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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의 신종 사건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우리 정부가 사기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제보자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구글 제미나이 이미지


주식배우기
매일 오전 9시 30분, 이성조 교수는 회원들에게 아침 인사를 건넨 뒤 국내 주식 한 종목을 골라 상세히 분석했다. 저녁에는 7시 30분부터 3시간가량 여러 경제 지식을 쏟아냈다. 회비를 받지 않는 강의인데도 수준이 꽤 높았다.
게다가 김가영 비서의 안내로 채팅방에 출석체크 문자 ‘777’을 찍을 때마다 5000원씩 보상금을 적립해줬다야마토게임다운
. 수강 시작 열흘 뒤 계좌로 5만원이 입금됐다. 민준은 이 교수와 단톡방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걷어냈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난 저녁 강의 시간이었다. 이날따라 회원들의 이모티콘 반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 교수는 ‘낮에 너무 열심히 일하셔서 그런지 수업에서 조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여러분들의 잠을 깨워 드리겠다’며 자신이 살아주식사고팔기
온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여러분, 제가 왜 돈 한 푼 받지 않고 이렇게 강의하고 종목을 추천하는지 궁금하시죠? 여기 계신 대부분 회원님처럼 저 역시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낮에는 돈 벌고 밤에는 공부했습니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해 뜰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을 품고서요. 그런데 30대 초반, 남의 말만 믿고 주식 투자에 전 재산을 밀무료충전 바다이야기
어 넣었다가 모든 걸 잃었습니다. 제 돈을 노린 사기꾼들에게 ‘작업’을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어요. 너무 힘들어서 삶에 의지를 내려놓고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실려 가서 천우신조로 깨어났습니다. 저를 살리려고 병원까지 업고 오신 분들에게 정말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단 한 번만 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인온라인 릴게임 손오공
생을 걸고 도전해 보자고.”
채팅방이 숙연해졌다. 다들 이 교수의 다음 메시지를 숨죽여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저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낮에는 죽어라 돈을 벌었고 밤에는 죽어라 세계 경제를 공부했습니다. 국내외 주식과 가상화폐, 부동산, 채권 등 닥치는 대로 연구하고 투자한 뒤 성공과 실패 사례를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그렇게 10년 넘게 모은 데이터를 살펴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물리가 트였습니다. 투자 대상마다 폭등과 폭락 전 나타나는 특별한 매매 패턴이 제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저만의 ‘필승 투자 공식’을 발견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남들이 말하는 백만장자가 되었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서울 강남의 최고급 아파트에서 조용히 살고 있어요.”
회원들이 감동과 축하의 이모티콘을 보냈다. 이 교수가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말이죠. 언젠가부터 마음 한구석에서 허전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요. ‘내가 처음 투자를 시작했을 때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내 인생이 이토록 힘들고 괴롭진 않았을 텐데’라고요. 가난한 이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좋은 스승을 만나면 나처럼 수십년간 고통을 겪지 않고도 부를 일굴 수 있을 텐데. 그러면 다 같이 행복해지는 ‘좋은 세상’을 더 빨리 만들 수 있을 텐데.”
민준은 그 글을 읽으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이 교수의 인생 역정이 마치 거울처럼 자신의 삶을 그대로 비추는 것 같아서였다. 그의 다음 발언이 민준을 완전히 무장해제시켰다.
“여러분, 당시 제 머릿속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계시처럼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어요. 제가 바로 가난한 이들의 ‘참스승’이 되기로요. 여러분의 경제적 어려움을 최대한 빨리 끝내 드리고 다 같이 부자가 되는 새 세상을 만들어 보기로요. 저는 여기에 제 남은 삶을 모두 걸었습니다. 예수님이 인류에 종교적 복음을 전했다면 저는 사람들에게 경제적 복음을 나누고자 합니다.”
민준에게 이 교수는 단순히 투자 정보를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유일한 희망이자 ‘투자’라는 종교의 교주였다. 이 교수만 믿고 따른다면 딸에게는 가난을 물려주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매일 밤 그는 이 교수의 강의 내용을 꼼꼼히 복습했다. 실제로 이 교수가 추천한 주식 종목에서 조금씩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진짜다’라는 믿음이 더욱 커졌다.
그러던 어느 날, 김가영 비서가 긴급 공지를 올렸다.
“회원 여러분, 교수님을 시기하는 일부 유료 리딩(투자조언)방에서 우리 채팅방을 사기 조장 등 혐의로 카카오에 신고했습니다. 더는 여기서 공개 채팅방을 운영할 수 없게 됐어요. 교수님께서 카카오 측에 항의하고 있지만, 운영 중단을 피하기는 힘들 듯합니다. 고민 끝에 채팅방을 다른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으로 옮겨서 열기로 했습니다. 준비되는 대로 링크를 다시 공지할게요.”
다음 날 텔레그램 채팅방 링크가 올라왔다. 민준은 아무 의심 없이 동참했다. 플랫폼은 바뀌었지만, 이 교수와 김 비서의 단톡방 운영 방식은 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으로의 이동이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파멸 기획자들’의 거대한 음모였음을. 이들의 먹잇감이 됐다는 사실을 깨달지 못한 채, 민준은 ‘희망’이라는 이름의 구렁텅이 속으로 조금씩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3회로 이어집니다.)
나한류 작가 wjw.dignit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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